IT이야기

"카메라 만큼은 전세계 1등 하자" LG V40 씽큐 개발 뒷 이야기

IT-Note 2018. 12. 2. 11:33
"카메라 만큼은 전세계 1등을 해보자. 가격 신경쓰지 말고 가용한 부품 중 가장 고스펙으로 넣어라."

이는 세계 최초로 5개의 렌즈를 탑재한 스마트폰 'LG V40 씽큐' 기획 단계에서 나온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의 주문이다.

LG전자(066570)는 후면 카메라에 전작인 V30 씽큐(1㎛)보다 40% 키운 1.4㎛ 이미지 센서 픽셀을 장착했다. 렌즈를 통과한 빛을 센서 픽셀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크기가 클수록 더 밝게 촬영할 수 있다. 센서 픽셀이 받아들인 빛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센서(0.38인치) 또한 전작보다 18% 이상 키웠다.

그 결과 LG V40 씽큐 카메라는 국내외 언론과 평가기관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일례로 국제 공인 화질 평가 기관인 VCX(Valued Camera eXperience)에서 총점 72점을 받아 화웨이 메이트20 시리즈, P20 프로에 이은 4위에 올랐다. 애플 아이폰XS 맥스(68점·9위)와 삼성전자(005930) 갤럭시노트9(66점·12위) 등 같은 기간 국내시장에 출시된 경쟁작보다 순위가 높다.

이 같은 평가를 이끌어낸 것은 비단 하드웨어(HW) 스펙 때문만은 아니다. 카메라 질을 결정하는 '주연' 하드웨어 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조연' 소프트웨어(SW) 또한 그에 상응하는 개선이 이뤄졌다.

물론 이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2009년부터 MC사업본부에서 전략 제품의 상품기획을 맡은 윤광선 책임.

지난 29일 만난 윤광선 MC사업본부 상품기획팀 책임은 프라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획부터 개발까지 모든 과정이 이례적"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품 기획 초기 출시일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의 부품을 사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어요.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전작들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보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으니까요. 사고 한번 쳐보자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상품기획에는 일반적으로 한 제품당 16주가량이 소요되는데, 이번에는 양산 직전까지 계속됐어요."

이 같은 노력에 '인공지능(AI) 셔터'라는 괄목할만한 성과가 뒤따랐다. AI 셔터는 촬영할 때 피사체의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셔터 스피드가 빨라지도록 설정해 흔들림을 줄여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뛰어노는 순간도 선명하게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

윤 책임은 "개발 초기 시제품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찍으면 또렷하게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점차 흔들림이 잡혀가는 것을 보면서 뿌듯했다"면서 "아이 엄마도 '엄마들이 좋다고 하면 그건 진짜 좋은 카메라'라고 힘을 북돋아줬다"고 웃었다.

이 같은 노력은 제품 출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고객들에게 '믿고 오래 쓰는 스마트폰'이라는 신뢰를 주기 위함이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10월24일 V40 씽큐 국내 출시 후 한달새 2차례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달에도 총 5개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하는 '펜타샷' 도입을 비롯해 두 차례의 업데이트가 준비돼 있다.

이날 함께 인터뷰 한 최광희 MC연구소 멀티미디어(MM)실 카메라팀 선임연구원은 "제품은 출시됐지만 개발자들은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사용주기 동안 고객들에게 '성장하는 카메라'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다음은 LG V40 씽큐 핵심 개발진과의 일문일답.

-후면 카메라가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전면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면 카메라의 주광 선명도는 이번에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전면 카메라로 야간 동영상 촬영 시 조금 어둡다는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안다. 작은 피드백도 놓치지 않고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

-'펜타샷' 기능은 11월 중에 업데이트하는 게 아니었나.

▲모든 새로운 기능은 처음 선보이는 시점을 기준으로 평가가 내려진다. 더욱 완벽하게 선보이려다 보니 일정이 조금 연기됐다. 12월 첫째주 일부 재미기능을 담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먼저 진행한 후, 곧 이어 펜타샷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를 넘기지는 않는다.

-배터리 용량(3300mAh)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기획 초기부터 배터리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4000~5000mAh 정도는 넣어야 하는데, 소비자조사를 해보니 대부분 일반 고객은 3300mAh, 게임을 자주하는 고객은 7000~8000mAh 정도는 돼야 충분히 하루를 사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후자를 택한다면 대부분의 고객에게 과스펙인데다 기기 무게와 두께도 커질 수 있어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사용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방향을 택했다.

모니터링을 해보니 경쟁사 제품보다 게임 동작 시 배터리가 오래간다는 평가도 나오더라. 배터리 최적화를 맡은 '파워매니징' 팀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최초로 '무광'을 선택한 이유는.

▲무광을 선택하게 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지문과 얼룩이 잘 묻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묵직함'이다. V40 씽큐는 두께 7.7㎜에 무게 169g으로 경쟁사보다 가볍다. 무광은 시각적으로 고급스럽고 무게감이 느껴진다는 특징이 있어 채택하게 됐다.